[노조에리]Insomnia

2017. 2. 16. 00:20

고요하고 푸르스름한 새벽, 새들이 아침이 되었다는 것을 알리려는 듯 열심히 자신들의 소리를 내고 있는 중에 어느 한 소녀의 한숨 소리가 크게 방 안을 울렸다. 그 소녀는 팔을 들어 자신의 눈을 가리다 자신의 이마 위로 올렸다.

 

아, 오늘도 한 숨도 못 잤네. 도대체 며칠째 못 잔거야.

 

에리는 피곤한 눈을 감았다 억지로 뜬 후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한 번 더 한숨을 쉬었다. 그리곤 마른세수를 한 뒤, 화장실로 들어가 씻기 시작했다. 씻고 난 후의 거울로 본 자신의 모습은 처참할 정도로 다크써클이 심하게 내려 온 게 보일정도였다. 에리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교복으로 갈아입은 뒤, 등교 시간이 되기 전까지 책상 앞 의자에 앉아 오늘 들은 수업들을 예습하기 시작했다. 예습이 거의 다 끝나갈 무렵, 자신의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에리는 의자에서 일어나 방문을 두드리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다 어지러움에 휘청거리는 몸을 벽에 기대 잠시 눈을 감았다 뜬 후 자신의 방문 앞에 서 방문을 열었다. 문 앞에는 아리사가 서있었고, 아리사는 에리를 보며 걱정하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언니, 오늘도 잠 못잤어?”

“으응. 잠이 잘 안오네, 벌써 밥 먹을 시간인가?”

“응, 엄마가 밥 먹으러 나오래.”

 

에리는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인 후 자신의 책상으로 돌아가 교과서들을 책가방에 넣은 뒤 눈을 감아 마른 세수를 한 후 한 숨을 내쉬었다.

 

피로하다….

 

감았던 눈을 다시 뜬 에리는 가방을 들고 방문을 나섰다. 그리곤 입맛이 없다며 먼저 학교를 가보겠다 말한 후 현관문을 열어 학교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어느 새 학교에 도착한 에리는 가방을 교실에 둔 후 학생회실로 걸음을 옮겨 자신이 해야 할 서류들을 살펴보다 눈이 뻑뻑해졌다는 것이 느껴져 해야 할 일들을 챙겨가 자신의 자리에 앉아 의자 등받이에 기대 눈을 감았다. 눈을 감은 그 순간 잠시나마 잠이 오기만을 바랐으나 자신의 바람을 비웃는다는 듯 잠이 오기는커녕 눈만 더 피로해져간다는 것이 느껴진 에리는 감았던 눈을 뜨려 하였으나 눈 위에 따뜻한 열기가 느껴져 자신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기분좋은 따뜻함에 자신이 바라던 잠이 조금씩 오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눈이 많이 피로하나, 에릿치?”

“응…. 조금 피로하네, 그치만 노조미가 눈을 따뜻하게 해줘서 그런지 피로가 풀리는 것 같아.”

 

에리는 자신의 눈 위에 덮인 손을 감싸 내린 후 싱긋 웃고있는 노조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노조미의 눈동자를 바라보다 자신의 심장이 크게 뛰고 있다는 것이 느껴져 기분이 묘해진 에리는 눈동자를 굴리다 고개를 들어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보기 시작했다. 갑자기 조용해지면서 자신이 해야 할 서류들을 보고 있는 에리를 보다 노조미는 에리를 보던 시선을 돌려 에리가 잡았던 자신의 손으로 시선을 옮겼다. 자신을 바라보았던 에리의 눈동자가 자신의 눈동자를 피했던 그 순간 노조미는 자신의 심장이 철렁거린 것이 느껴졌다.

 

그저 친구일 뿐인데, 왜 그 순간 심장이 철렁거린걸까.

 

자신의 손에 시선을 계속 둔 노조미는 어느 새 종이 소리가 들리지 않다는 것이 느껴져 자신의 옆에 있던 에리에게 시선을 옮겼다. 자신을 어느 순간부터 보았는지 에리의 파란 눈동자에는 자신이 비춰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마주치던 두 눈동자들이 한 사람에 의해 엇갈리기 시작했다. 에리는 자신을 바라보던 노조미의 눈을 피해 더듬거리며 입을 열었다.

 

“말을 걸어도 노조미가 ㄷ, 대답을 안해주길래….”

“아…, 미안. 뭐 물어보았제?”

“아니, 일 다 끝났다구. 그리고 이제 연습할 시간이 된 것 같아서 연습하러 가야하지 않나 싶어서.”

“아, 벌써 그리 되었나. 미안, 미안. 일 혼자만 하게 해서 미안하데이, 에릿치.”

“으응, 아니야. 어차피 내가 해야 할 일이였는걸. 자, 연습하러 가볼까.”

 

노조미는 자신을 바라보며 웃으며 손을 내민 에리가 빛이 난다고 생각이 들었다. 에리는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는 노조미의 시선이 민망해져 내밀었던 손으로 왼 볼을 긁적였다. 에리의 민망하다는 듯한 얼굴을 본 노조미는 자신이 멍하게 에리를 바라보았다는 것을 깨달아 민망해져 자신의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곤 미안하다며 연습하러 가자며 말한 후 자리에서 일어나 황급히 학생회실을 빠져나갔다. 노조미가 빠져나간 학생회실을 둘러보다 에리는 잠시나마 잊고 있었던 피로함이 다시 느껴지기 시작했다. 몰려오는 피로함을 애써 무시하며 학생회실을 빠져나가 연습실로 걸음을 옮겼다. 에리는 걷는 내내 목 스트레칭을 해주다 자신에게 인사해오는 후배들에게 인사를 해주는 사이 부실에 도착해 옷을 갈아 입고 자신들의 연습하는 공간인 옥상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옥상에 다다를 무렵, 에리는 다시 어지러움증이 올라와 벽에 기대며 크게 숨을 들이쉬려 할 때 문득 자신의 손이 덜덜 떨고 있다는 것이 느껴져 아까 전 학생회실에서 노조미에게 손을 내밀었을 때 들키진 않았을지 걱정을 하며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덜덜 떨리는 손을 주먹으로 쥐며 떨지 않고 있다는 것을 들키지 않으려 짧게 한 숨을 쉬며 옥상 문을 열기 전 자신에게서 시선이 느껴진 에리는 계단으로 시선을 돌리니 그 자리에는 우미가 있었다. 우미는 걱정이 된 얼굴로 에리에게 다가가 에리의 얼굴을 살펴보며 입을 열기 시작했다.

 

“에리, 요 며칠사이에 잠 못잔거죠?”

“에, 응…. 요즘에 잠이 잘 안와서….”

“에리, 눈이 충혈이 되었어요. 오늘은 제가 다 맡을테니 에리는 이만 쉬세요.”

“그치만 우미는….”

“저는 괜찮습니다. 오늘 새 안무는 배우지 않고 그동안의 안무들을 복습하도록 할테니 에리는 이만 가보도록 하세요.”

 

단호하게 말하는 우미의 모습에 에리는 눈썹 부근을 긁으며 부탁한다 말 한 후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에리!”

 

에리가 아직 계단을 다 내려가기 전, 뒤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 보았다. 그 곳엔 우미가 옥상 문을 잡고 에리를 보며 입을 열기 시작했다.

 

“저 같은 경우엔, 잠이 안 올 경우 우선 눈 마사지를 한 뒤 명상을 20분 정도 합니다. 그러면 잠이 어느정도는 오더라구요. 에리도, 괜찮으시다면 한 번 해보시는게 좋을 것 같아 말씀드립니다.”

“아 고마워, 우미. 오늘 한 번 해보도록 할게.”

“네, 그럼 오늘은 푹 쉬도록 하세요. 멤버들에겐 제가 잘 말씀드리겠습니다.”

“응, 고마워.”

 

에리는 웃으며 우미에게 인사를 했다. 우미는 옥상 문을 열며 옥상으로 걸음을 옮겼고, 에리는 마저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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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불면증이 생긴지 두 달이 된 에리는 이젠 자연스럽게 새벽에 자신의 소리를 내는 새들의 노래들과 함께 침대에서 일어나 씻기 시작했다. 그리곤, 책상 앞 의자에 앉아 평소와는 다르게 교과서가 아닌 노트를 꺼낸 후 그동안의 멤버들의 조언들을 적어 내리기 시작했다.

 

「불면증이 생겼던 1주차 때는 우미의 조언대로 명상과 눈 마사지를 하였으나 소용이 없었음. 2주차 때는 하나요의 조언대로 따뜻한 물이나 우유(나는 코코아를 마심.)를 마셨으나 잠깐 잠이 오려 하였으나 다시 잠이 안왔음. 3주차 때는 니코의 조언대로 안대를 하려 하였으나… 어두운게 더 어두워져서 스탠드를 켜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깨달아 무서워져서 포기함. 4주차 때는 코토리의 조언대로 ASMR을 들었으나…소용이 없음. 오히려 생각보다 방해가 되어서 잠이 달아날 정도였음. 5주차 때는 마키에게 조언을 받으며 마키의 병원에서 수면제를 처방 받음. 초반엔 효과가 있는 것 같았으나 6주차 때부터는 자다가 중간에 깨기 시작하면서, 지금 불면증이 생긴지 두 달이 된 오늘. 소용이 없다. 어째서, 소용이 없는거지.」

 

에리는 글을 쓰다 펜을 놓은 후 마른 세수를 하기 시작했다. 아까 전, 화장실에서 본 자신의 모습은 너무 처참하다는 것이 느껴졌다. 살은 홀쭉하게 빠졌으며 또한 눈은 더더욱 충혈이 되었고 다크써클은 더 진해졌으며 심장은 계속해서 빨리 뛰었었다. 에리는 또한 예민해져 요즘에 안무 연습할 때 자신이 멤버들에게 짜증을 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 더더욱 한 숨이 나왔다.

 

왜 그럴까, 왜 잠을 못자서 멤버들에게 짜증을 내고 그러는 걸까.

 

에리는 마키에게 수면제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던 때가 떠올랐다. 마키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에리의 얼굴을 살펴보다 입을 열기 시작했다.

 

‘에리, 잠을 못자기 시작했던 때가 언제야?’

‘음, 아무래도 5주 전부터 갑자기 잠 못자기 시작했던 것 같은데. 왜?’

‘그 때부터 불면증 시작이었구나. 흐응, 따뜻한 우유를 마시거나 안대를 써보는건 어때?’

‘아, 그건 이미 해봤는데도 소용이 없어서….’

‘그럼…, 우리 병원에 가서 수면제라도 처방 받는건 어때?’

‘수면제?’

‘응, 나도 잠이 너무 안올 때는 수면제 조금만 먹거든. 그럼 잠에 바로 들 수가 있어서 좋긴 해.’

‘아, 그래야겠다. 고마워, 마키.’

‘근데…, 무슨 고민이라도 있어?’

‘응?’

‘아빠가 그러는데 잠을 제대로 못자는 건 생각이 많아서 그러는 거랬어. 나 같은 경우에는 잠이 제일 안올 때가 곡 만들 때 어떤 곡을 만들어야할지 생각이 많아서 그러거든. 에리 같은 경우에는 음…, 멤버들 걱정해서 그러는거려나. 아, 노조미 때문이려나.’

‘에? 노조미가 거기서 왜 나오는거야, 마키.’

‘에, 그치만…. 에리, 항상 노조미만 보고 있잖아?’

 

마키의 질문에 에리는 답을 하지 못했던 것이 떠올랐다. 에리는 아랫입술을 깨물며 놓았던 펜을 다시 들어 공책에 적기 시작했다.

 

「노조미. 노조미.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조미.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친구.」

 

에리는 피로한 눈을 비비며 짧게 한숨을 쉬었다. 친구라는 단어를 쓸 때 왜 멈칫거렸는지 또, 친구라는 단어가 이렇게 마음이 아팠는지에 대해 에리는 이 모든 생각들을 잠시 멈추려 눈을 살며시 감았다. 그리곤 자신의 생각을 비웃는 듯 에리의 머릿속에선 노조미가 떠올랐다. 자신을 바라보며 웃는 노조미, 후배에게 고백을 받고 학생 회실에 오자마자 자신을 차갑게 대하던 노조미, 자신에게 초콜릿을 줄 때 부끄러움을 타던 노조미, 무엇보다 자신이 불면증이었을 때 유일하게 편안해지며 잠이 오던 순간에는 항상 노조미가 그 자리에 있었다. 그 사실을 깨닫자마자 에리는 감았던 눈을 떠 아까 전 보다 더 빨리 뛰어진 심장이 느껴져 자신의 손을 왼쪽 가슴에 올려 심장의 두근거림을 느꼈다.

 

나, 노조미가 정말 좋은가보다. 노조미는 날 그저 좋은 친구라고만 생각할텐데.

 

에리는 좋은 친구라 생각이 들자마자 빨리 뛰던 심장이 천천히 뛰는 것이 느껴져 가슴 부근의 옷을 움켜잡았다. 생각에 잠긴 에리의 뒤에 언제 문을 열었는지 아리사가 에리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자신의 어깨에 누군가의 손이 느껴져 오싹해진 에리는 다급하게 뒤를 돌아보았고 그 곳에는 자신의 동생인 아리사가 걱정스럽게 쳐다보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에리는 안심을 하려는 순간 자신이 생각 정리하던 공책이 펼쳐져 있던 것이 떠올랐고 또한 펼쳐져있는 장에는 노조미에 대한 이야기가 써져있다는 것이 생각이 나 펼쳐져있던 공책을 다급하게 자신의 책가방에 넣었다. 그리곤 아리사를 바라보며 입을 열기 시작했다.

 

“아리사, 무슨 일이야?”

“아니, 그게… 노크했는데 언니가 답이 없어서 문을 열었던건데…. 미안해, 언니.”

 

자신도 모르게 인상을 쓰며 예민하게 물어본 것 같아 미안해진 에리는 찌푸렸던 인상을 풀어 아리사에게 미소를 지었다.

 

“으응, 아니야. 못들은 언니가 미안해.”

“아니야, 언니. 아, 엄마가 밥 먹으랬어.”

“아….”

“언니, 오늘도 입맛 없어서 안먹을거야?”

“으응…, 미안. 입맛이 없네. 오늘도 일찍 가볼게.”

“언니….”

 

자신을 걱정하는 듯한 아리사를 뒤로하고 에리는 책가방을 챙겨 방을 나가 거실에서 자신을 걱정하는 엄마에게 걱정 말라는 듯 웃으며 다녀오겠다며 인사를 한 후 집을 나섰다. 평소보다 더 일찍 나간 덕분에 새벽 공기와 아침 공기가 섞인 느낌에 에리는 숨을 들이쉬며 학교로 발걸음을 향했다.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교실에 가방을 둔 후 평소처럼 학생회실로 아랫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곤 학생회실 문을 열기 전, 에리는 자신도 모르게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쉬었다.

 

분명 노조미는 없을텐데 왜 긴장이 되는걸까. 오늘따라 이상하네.

 

에리는 학생회실 문을 열고 불을 킨 후 자신이 해야 할 서류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에리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서류들을 보았으나 자신이 해야 할 서류가 없어 당황하기 시작했을 때 뒤에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 깜짝 놀라 굳은 채로 그 자리에 서있었다.

 

“에릿치.”

 

으악, 귀신인가. 애초에 노조미 목소리인데. 히익, 지금 이 시간이면 아무도 없을 땐데 왜 노조미랑 닮은 목소리인 귀신이 있는거지. 무서워, 무서워, 무섭다구! 불을 켰는데 왜 귀신이 있는거지?

 

겁에 질려있는 에리는 그 자리에 계속해서 서있었고 또 다시 뒤에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에릿치, 와 안오는기가?”

 

에리는 눈을 바쁘게 굴리며 머릿속에서 바삐 움직이는 생각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노조미? 노조미인건가? 노조미가, 왜 여기있는거지?

 

물음표가 가득한 에리의 머릿속에서는 정리가 안되었고 에리는 계속 자리에서 움직이질 않아 노조미는 에리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자리에서 일어나 에리에게 발걸음을 향했다. 에리는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진다는 것이 느껴져 자신의 심장이 빨리 뛰는 소리가 상대에게 들릴까 가슴 부근의 옷을 잡고 눈을 감으며 되내이기 시작했다.

 

노조미는 그저 친구일뿐이야. 노조미는 그저 친구다. 친구야. 친구라구.

 

그런 에리의 속은 모른 채 노조미는 어느 새 에리의 뒤에 선 후 손을 에리의 어깨에 올리려다 아랫 입술을 깨문 후 결심했다는 듯 에리의 허리에 팔을 감아 어깨에 이마를 기댔다. 에리는 자신의 어깨에 기댄 노조미의 행동에 더 당황하기 시작했다. 그리곤 노조미의 말에 안심이 되는 그 순간 왠지 모를 씁쓸함도 느껴졌다.

 

“에릿치가 이 시간에 일찍 오니께 내가 할 일이 없는거레이.”

“아, 미안.”

“아함, 그래서 내가 오늘은 일찍 와서 에릿치 몫까지 했데이. 내, 잘했제?”

 

노조미는 에리의 어깨에 기대던 이마를 들어 어깨에 자신의 얼굴을 올렸다. 에리는 노조미의 얼굴이 자신과 가깝게 느껴졌다는 것을 깨달아 얼굴이 붉어지다 이러면 안된다는 것을 생각한 후 자신의 허리를 감싼 노조미의 팔을 풀어 노조미와 거리를 두니 상처받은 노조미의 얼굴이 보여 시선을 다른 곳에 두고 못본 척 하였다. 에리는 잘했다, 고맙다며 말한 후 노조미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곤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자신의 시선을 피하는 에리의 행동에 노조미는 아랫 입술을 깨물다 에리의 옆자리인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에리는 노조미가 자신의 일을 해준 덕분에 할 일이 없어졌다는 것을 깨달은 후 노조미와 아무 말 없이 같이 있는 이 자리가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학생회실 안에 있는 시계 소리만 들릴 뿐, 노조미는 자신이 마친 서류들을 다시 보았고 에리는 시계 소리와 종이 소리들을 듣다 조금씩 잠이 쏟아진다는 것이 느껴졌다.

 

수면제 효과가 지금 나타나는걸까….

 

에리는 눈을 느리게 깜빡거리며 책상에 엎드려 서류를 보고 있는 노조미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서류를 보던 노조미는 자신을 바라보는 에리의 시선이 느껴져 에리를 바라보니 어느 순간에 잠들었는지 곤히 잠든 에리의 모습이 보였다. 에리의 얼굴을 바라보다 평소에도 말랐지만 요즘의 에리는 더 말라져간다고 생각이 들었으며 방금 전, 뒤에서 껴안았을 때도 너무 말랐다는게 느껴졌다. 또한 에리의 눈 밑에 있던 다크써클이 더 진해졌음이 보여 노조미는 서류를 잡았던 손을 에리의 얼굴 근처로 옮기기 시작했다. 그러다 잠에서 깰까 조심스러워져 노조미는 에리의 머리를 쓰다듬다 엄지 손가락으로 에리의 눈 밑을 살살 쓰다듬었다.

 

에릿치는 불면증이 생겨도 왜 내한테 말하지 않았던걸까.

 

노조미는 마키에게서 에리의 불면증에 대해 이야기를 듣는 그 순간 걱정이 되면서도 자존심이 조금 상하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도 아닌 에리에 대한 이야기를 자신이 어렴풋이 에리의 상태가 안좋았다는 것이 느껴졌지만 에리가 말해줄 때까지 기다렸으나 자신에게서 말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속상하긴 했었지만 자신도 아닌 다른 멤버들에게 조언을 얻고, 또한 수면제까지 처방받았다는 이야기를 마키에게 듣자마자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노조미는 잠에서 일찍 깨 학교로 일찍 간 후, 에리가 해야 할 서류들을 자신이 가져가 미리 보기 시작하고 자신이 끝낼 수 있는 서류들은 끝낸 후 에리가 결정해야 할 서류들은 따로 정리해 에리의 상태가 괜찮아질 때 전달해주려 하였다. 그러나, 에리의 상태를 본 노조미는 그 서류들은 다음 날 주기로 생각을 하곤 에리를 그저 자리에 앉게 해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에리의 얼굴을 바라보다 시선을 시계로 옮기니 어느 덧 연습할 시간이 되었다는 것을 깨닫자 노조미는 잠자고 있던 에리를 살며시 깨우기 시작했다.

 

“에릿치, 일어나레이. 우리 이제 연습하러 가야 된데이.”

“…….”

“에ㅡ릿ㅡ치ㅡ.”

“…….”

 

깊게 잠들었는지 에리는 노조미의 대답에 대답할 겨를도 없이 꿈 속을 헤매었고, 노조미는 에리가 곤히 잠든 것을 바라보다 장난기가 생겨 에리에게 귓속말을 하기 시작했다.

 

“에릿치, 일어나지 않으면 볼에다 뽀뽀할거레이~.”

“…….”

“내는 분명 말했데이~.”

 

노조미는 에리의 얼굴을 바라보다 하얀 볼에 입맞춤을 했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에리의 눈이 조금씩 떠지면서 노조미의 얼굴과 가까운 거리인 채로 노조미의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그리곤 거리가 가깝다는 것이 느껴져 얼굴이 붉어지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노조미는 당황하며 에리를 바라보았고 에리는 입을 오물거리다 노조미에게 말을 하기 시작했다.

 

“나…, 꿈 꾼 것 같아.”

“에? 아, 그거는 말이제. 그, 그니까 에릿치가 안일어나가….”

“노조미랑 같이 있었는데, 노조미가…. 아, 아니야. 근데, 내가 언제서부터 잠에 든거야?”

“에, 그게 10분 전이려나….”

“아, 10분 전이구나. 잠…, 오랜만에 잔 것 같아.”

 

에리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노조미를 바라보다 분위기가 묘해진 것 같아 얼른 연습하러 가자며 말을 한 후 먼저 학생회실을 벗어났다. 노조미는 자신에게 미소 지은 에리의 모습에 빛이 느껴졌다는 것을 느낀 후 자신도 에리를 뒤따라 학생회실을 벗어났다. 먼저 부실에 들어간 에리는 자신의 왼쪽 볼을 감싼 후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정도로 노조미가 자신에게 입맞춤을 해준 것이 느껴져 기분이 좋아졌다. 또한 에리는 잠깐이나마 잤었지만 그 짧은 순간에 꿈 속의 내용을 되내였다.

 

노조미랑 나랑 연인이었어. 연인. 같은 침대에서, 같이 잠들고 행복한 연인….

 

에리는 꿈 속의 내용을 되뇌이다 부실의 문소리가 들려 생각을 멈추곤 옷을 갈아 입은 후 연습실인 옥상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바삐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움직이곤 아침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정신 없이 아침 연습을 끝낸 후, 멤버들의 걱정 어린 소리에 괜찮다며 말을 하곤 에리는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무엇을 하였는지 모를 정도로 바쁘게 시간을 보낸 후 오후 연습이 다가왔다. 그동안의 안무들을 복습하고자 에리는 멤버들의 안무들을 빠르게 보았고 옆에서 우미는 하나, 둘, 셋, 넷 하며 박자를 맞추기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틀렸던 부분에서 계속 틀리는 호노카를 보며 에리는 자신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리며 호노카에게 소리를 치기 시작했다.

 

“코우사카! 스텝이 또 틀렸잖아! 이 안무를 몇 십번이나 했는데 아직도 틀리면 어떡해! 정신차려, 코우사카.”

“으응, 미안해. 에리쨩.”

 

호노카의 말에 에리는 고개를 숙여 눈썹 부근을 만진 뒤, 고개를 다시 들어 멤버들을 향해 다시 한 번 더 할 거라는 말을 하였다. 멤버들은 알겠다며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갔고 우미는 에리의 얼굴을 바라보다 잠시 한 숨을 내쉬곤 다시 박자를 맞추기 시작했다.

 

“자, 지금 해보도록 할게요. 하나, 둘, 셋, 넷!”

 

우미가 박자를 맞추고 에리는 다시 멤버들을 보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한 사람도 틀리지 않고 안무를 마쳤고, 에리는 수고했다며 마무리 스트레칭을 하자며 말을 한 후 멤버별대로 짝을 지어 마무리 스트레칭을 하고 난 다음 에리는 호노카에게 다가갔다.

 

“저…, 호노카. 아까는 미안해….”

“에, 괜찮아 에리쨩! 아까는 호노카가 스텝이 틀린게 맞았는걸. 호노카가 실수한게 맞으니 괜찮아, 에리쨩.”

 

해맑게 웃으며 자신을 바라보는 호노카의 말에 에리는 관자놀이 부근을 긁적이다 그래도 미안하다 말한 후 멤버들을 먼저 내려 보내곤 벽에 기대 눈을 감았다.

 

그러는게 아닌데, 왜 그랬지…. 아침엔 잠깐 괜찮았는데, 역시 오후에는 무리였던걸까.

 

에리의 감은 눈 위로 무언가 따뜻한 손이 느껴져 에리는 당황하기 시작했다.

 

“누, 누구세요?”

“내다, 에릿치.”

“아, 노조미.”

 

노조미의 말에 안심한 에리는 미소를 짓다 다시 시무룩해지기 시작했다. 노조미는 에리의 얼굴을 바라보다 눈에 두었던 손을 머리로 옮겨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에릿치, 괜찮데이. 호노카쨩 보니께 괜찮아 보였데이. 자책 안해도 된데이.”

“그치만…, 호노카에게 소리치고 그런건 잘못했잖아….”

“음, 그래도 안무 틀렸으니 소리친 것도 잘한 방법이레이. 지금 우리는 약간 안일해져가 아는 안무니께 더 실수를 많이 할 수 있데이. 그치만, 에릿치 덕분에 실수도 안하고 지금까지 잘 해오고 있지 않나. 오늘 그런건 잘 했구마.”

“고마워, 노조미.”

 

에리는 감았던 눈을 떠 노조미의 얼굴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고, 노조미도 같이 웃으며 에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러다 문득 좋은 생각이 났는지, 노조미는 에리의 손을 잡으며 말을 하기 시작했다.

 

“오늘, 우리집 가서 자는건 어떻다고 생각하나?”

“에?”

“요즘들어, 계속 혼자 자서 그른지 잠도 안와가 오랜만에 에릿치랑 같이 이야기도 나누고 그러는게 어떨까 싶어서 말이제.”

“아, 그….”

“괜찮제, 에릿치? 올거제?”

 

노조미의 끈질긴 질문에 에리는 못당하겠다며 웃곤 고개를 끄덕였고 노조미는 얼른 옷 갈아입고 가자며 에리의 손을 잡아 계단을 함께 내려가기 시작했다. 옷을 갈아입은 후 학교를 빠져나와 함께 걸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 에리는 노조미에게 집 들렸다 간다며 말한 후 먼저 자신의 집에 도착해 갈아입을 옷을 챙기고 책상 위에 놓여져 있는 수면제를 보며 들고 갈지, 안갈지 아랫입술을 깨물다 결심한 듯 수면제를 챙겨 집을 나섰다. 붉은 노을이 질 무렵, 에리는 하늘이 아닌 땅 밑을 바라보며 걷다보니 어느 새 노조미의 집까지 도착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 계속 걷는 순간 위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놀라 고개를 들어 소리가 들리는 쪽을 확인하니 노조미가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에릿치ㅡ!”

“아….”

 

에리는 어느 순간 노조미의 집 앞에 도착한 것을 눈치 챘으나 자신이 도착하지 못했다는 것을 인지를 못한 것에 대해 깨달아 표정이 살짝 굳어지다 노조미의 얼굴을 바라보며 아무렇지 않게 다시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어서 오라는 노조미의 손짓에 에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노조미의 집으로 들어갔고, 문 앞에 도착해 초인종을 누르니 노조미가 문을 열어주면서 반겨주었다. 노조미는 집에 들어온 에리에게 소파에 앉아있으라 말한 후 부엌으로 가 마실 차와 쿠키를 꺼내 찻잔과 그릇에 세팅을 하곤 쟁반을 들고 가 소파 앞에 있는 작은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에리는 소파에 앉자마자 약간의 어색함이 느껴져 눈만 굴리다 노조미가 가져와준 차와 쿠키를 손에 들어 한 입씩 먹고 마시기 시작했다. 그렇게 아무 말 없이 30분가량 있었을 때 노조미가 먼저 입을 열기 시작했다.

 

“에릿치, 요새 잠 얼마나 안잤는지 말해줄 수 있나?”

“에?”

“에릿치 얼굴 보믄, 눈 밑에 다크써클도 더 진해졌고 평소에는 괜찮던 아가 갑자기 어지럼증도 생겨서 벽에 기대질 않나 내가 얼마나 걱정하고 있는지 아나?”

“그치만, 노조미도 잠 요새 못자고 있다고….”

“그거야 당연히 거짓말이제. 그렇게 말 안하믄 안올 것 같아서 그래 말한거구마. 에릿치는 내한테 잠 안오고 있다고 말도 안해주고 다른 멤버들한테는 말해주고! 에릿치에게 내는 도대체 어떤 존재인지 하나도 모르겠데이.”

“그거야…, 걱정시키고 싶지 않으니까 그런건데….”

“왜, 왜 내는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서 말 안해주고 다른 멤버들한테는 말하는긴데.”

“…노조미, 내가 노조미에게 말 안해서 속상했던거야?”

 

에리는 계속해서 물어오는 노조미의 질문에 머리가 아파지기 시작해 눈썹 부근과 관자 놀이를 만져주며 한 숨을 내쉬기 시작했다. 에리의 행동에 질문을 멈추던 노조미는 에리의 얼굴을 바라보다 울컥해져 노조미의 눈가에 눈물이 조금씩 맺히면서 아랫입술을 깨물다 천천히 말하기 시작했다.

 

“속…상하제, 당연히 속상한거 아이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내를 좋아할 줄 알았는데 내한테 의지해주는가 싶었는데 그기 아이니까 내를 안좋아하는거라 생각이 드니까 당연히 속상하제.”

 

뜻밖의 고백에 에리는 바닥을 보고 있던 시선을 돌려 노조미의 얼굴로 향했다. 그리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울고 있다는 사실에 당황하다 관자 놀이 부근을 누르고 있던 손을 노조미의 눈으로 옮겨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며 더듬거리며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나, 나를 좋아하고 있다구? 노조미, 다시 한 번 말해줘. 나를 좋아한다고?”

“좋아한다 안캤나, 얼마나 말을 해야 알아 듣는건지 모르겠구마. 그래봤자 어차피 에릿치는 내를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무, 무슨 소리 하는거야. 내가 얼마나 노조미를 좋아하는데! 내가, 내가 노조미를 좋아하니까 좋아하는 사람한테 걱정하게 만들고 싶지 않으니까 그런건데….”

“에릿치…?”

 

에리의 답변에 노조미도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며 에리의 얼굴을 계속해서 바라보았고 어느 새 에리의 얼굴은 빨갛게 달아오른채로 노조미의 눈물을 닦아주면서 이야기를 계속 이어져나갔다.

 

“노조미는 나를 그저 좋은 친구로밖에 생각 안하는 줄 알았어, 그래서… 아. 그렇구나, 노조미도 나를 좋아하는구나…. 나는 당연히 내가 좋아하는 사람한테 걱정 안시키고 싶어서 멤버들한테 물어보고 그랬는데 그게 아, 그렇구나….”

 

에리의 횡설수설한 얘기에 노조미는 눈물을 흘리다가 풋 하고 웃어버렸다. 얼굴이 붉어진채로 에리가 횡설수설하며 이야기 하는 모습을 보니 귀엽다고 느껴진 노조미는 에리의 손을 붙잡곤 입을 열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내는 에릿치를 처음 본 순간부터 좋아했데이. 근데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잠을 못잔다고 그라믄 얼마나 걱정이 되는지 아나. 그래서 일이라도 덜 하게 해줘야지 했는데 맨날 일찍 와가 일 다 하질 않나, 그렇게 무리를 하믄 좀 쉬면 좋으련만 그라지도 않고 쉬는 시간 되면 벽에 기대려 갔을 때 비틀거리면서 가는거 몰랐제? 그 모습 볼 때마다 얼마나 안쓰러웠는지 아나. 그리고 내 말고도 니콧치도 모든 멤버들도 다 걱정했데이.‘너무 자기 몸 혹사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모든 멤버들이 다 그래 말했구마. 그래서 오늘 에릿치를 우리 집에 초대한 이유도 조금은 푹 쉬게 해주고 싶어서 그랬던긴데 괜찮을지 모르겠네.”

 

노조미의 말에 당황했었던 에리는 다시 미소를 지으며 노조미의 눈을 마주보며 답을 해주기 시작했다.

 

“내가 유일하게 잠이 몰려오고, 조금이나마 잤었던 때가 노조미와 함께 있을 때였어. 멤버들이 조언해준대로 다 해봤었지만 소용이 없었는데 그 조언들은 어디로 갔는지 노조미와 함께 있고 노조미가 내 옆에 있었을 때, 그 때 그렇게 오지 않던 잠이 조금씩 몰려왔었어. 노조미와 연인이 될 수 있을거라곤 상상도 못했었는데….”

 

에리는 미소를 지으며 소파에 기대 노조미의 얼굴을 계속 바라보았고, 노조미에 의해 마주잡던 손은 소파에 놓게 되고 노조미가 조금씩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리곤 에리는 눈을 살며시 감기 시작했고 노조미는 에리의 얼굴에 가까이 다가와 에리의 입을 맞추었다. 짧게 입맞춤이 끝나고 노조미가 에리의 얼굴을 보는 순간 어느 새 잠이 들었는지 새근새근 자고 있는모습에 한 번 더 다가가 볼에 입맞춤을 한 후 귓속말을 했다.

 

 

 

--------------------------------------------

 

“노조미, 오늘 노조미 집에 가서 자도 돼?”

“아, 응. 오늘 와도 된데이, 에릿치.”

 

그 날 이후로 두 달이 지난 현재, 신발을 갈아신다 문득 생각이 난 에리는 노조미에게 물어보았고 노조미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보냈다. 에리는 그 날처럼 집에 들리고 오겠다며 노조미를 먼저 보내곤 집에 도착해 갈아입을 옷을 챙겨 집을 나섰고 붉은 노을이 지고 있는 바깥 풍경을 보면서 걷다 노조미의 집 앞까지 도착해 초인종을 눌렀다. 문을 열고 반겨주면서 웃어주는 노조미의 얼굴을 보며 에리도 같이 미소를 지으며 노조미의 집 안으로 들어갔다. 저녁을 함께 먹고 설거지를 같이 하면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각자 씻고 나오고 머리를 말린 뒤, 편한 옷으로 갈아 입곤 침대 위에 누워 계속해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요즘도 잠 안와서 수면제 먹고 있나, 에릿치?”

“으응, 아니. 나 그 날 이후로 불면증이 싹 사라져서 수면제도 안먹고 있어. 역시, 노조미의 힘은 대단해.”

 

에리의 말에 노조미는 미소 지으며 에리의 볼을 쓰다듬었고 에리는 노조미에게 가까이 다가가 짧게 입맞춤을 한 뒤 무언가 생각이 났다는 듯 입을 열기 시작했다.

 

“맞아, 나 그 날 아침에 잠깐 잤었는데 신기한 꿈 꿨었어.”

“무신 꿈을 꿨는지 궁금하네~.”

“나랑 노조미가 한 침대에 누워서 연인 같이 이야기 나누고 그랬었어. 그리고 노조미가 볼에 뽀뽀해주기도 했어.”

“아…, 그…. 볼 뽀뽀….”

“되게 신기했다니까? 그 날 꿈처럼 지금 이렇게 연인이 되어서 침대에 누워서 이야기 나누고 그러는거 보면 그 날 꿈이 예지몽이었던 것 같아. 근데, 그 뽀뽀는 진짜 같아서 놀랄정도였다니까.”

 

에리는 신기하다는 듯 눈을 반짝이며 이야기를 했었고 노조미는 얼굴이 붉어지다 생각났다는 듯 물어보기 시작했다.

 

“그 날 저녁에도 잠들지 않았었나, 에릿치. 그 때 되게 행복하다는 듯 미소지으며 웃고있었데이.”

“아, 그 때도 꿈 꿨어. 행복한 꿈이었는데 기억이 잘 안나네…. 근데 그건 기억나, 꿈에서 노조미가 나한테 사랑한다고 해줬었어.”

“아…, 그, 그래?”

“응. 진짜 귀여웠어, 꿈에서도 지금 현실에서도 노조미는 참 귀여운 것 같단 말이야.”

 

에리가 계속해서 이야기를 하자 노조미는 얼굴이 붉어지다가 에리의 이야기를 멈추려 에리의 얼굴 가까이 다가가 입을 맞춘 후 입을 열기 시작했다.

 

“계속해서 이야기만 할거가?”

 

노조미의 물음에 에리는 미소 지으며 고개를 양 옆으로 흔들곤 노조미의 입을 맞추는 것으로 시작해 새로운 밤을 보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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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cula

2016. 7. 11. 02:35

Dracula


-prologue-

 

자신의 다름을 아는 그 순간은 언제일까. 혈액의 색처럼 빨간색 머리를 가진 소녀는 자신의 다름을 어릴 때부터 인정해오기 시작했다. 그 때는 6살 때, 자신의 친구가 자신에게 화를 내며 욕을 하였을 때 소녀는 표정이 없는 채로 자신의 친구의 머리카락을 잡아 냅다 모래 바닥에 밀쳤다. 자연스레 그 친구는 이마에 상처가 났고, 소녀의 부모님은 원장선생님의 부름에 달려와 사건을 안 뒤 소녀를 호되게 야단을 쳤다. 소녀는 그렇게 성장을 하면서 12살이 되던 해, 자신을 왕따 시키는 아이들이 화장실에서도 괴롭히며 그랬던 때 소녀는 6살 때처럼 표정이 없는 채로 무리의 아이들 중 주동자의 머리를 잡아 화장실 벽에 머리를 찧게 했다. 그 주동자는 벽에 파여 있던 날카로운 곳에 부딪혀 피를 흘리며 정신을 잃었고, 소녀는 여전히 무표정한 채로 그 행동을 반복하려 하자 그 무리에 있던 애들이 소녀의 팔을 뒤늦게서야 잡으며 소녀의 행동을 제지하였다. 소녀는 그 아이들을 쳐다보았고, 무리의 아이들 중 한 명은 교무실로 달려가 선생님을 불렀는지 화장실 문 밖으로 창백해진 선생님의 얼굴을 발견했다. 소녀는 싱긋 웃었고 선생님은 주동자를 데려가 병원으로 보냈다. 소녀의 부모님은 상황이 심각해졌다는 것을 알아채곤 정신과에 아는 의사에게 보내 검사를 받으니 소녀가 ‘싸이코 패스’라는 결과가 나와 소녀의 부모님은 소녀를 정상인처럼 하게 만들려 교육을 하기 시작했다. 소녀는 자신의 다름을 깨닫곤 다른 사람의 리액션과 표정을 어떻게 할지, 또한 소녀는 다른 사람과 비슷하게 행동하려 매일매일을 계산하며 자신의 부모님이 자신을 의심하지 않도록 살았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고, 27살이 되던 해. 소녀에서 어느덧 숙녀가 된 아이는 자신의 명패가 있는 사무실을 보며 문 밖을 나섰다.

 

[정형외과 진료의: 니시키노 마키]

 

마키는 오른 손으로 자신의 턱을 괴며 자신의 명패를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결국엔, 의사네.

 

마키는 자신의 진료실로 들어가 마우스를 움직여 요즘의 사건들에 대해 보기 시작했다. 매일 하루에 여러 신문을 읽는 것이 오래된 습관인데, 이번 기사는 괴담이라는 것이 눈에 띄었다.

 

<드라큘라는 과연 실제로 존재 하는 것인가.>

 

마키는 흐응. 하며 무표정한 채로 기사를 읽는 중에 자신의 진료실 문 밖으로 노크 소리가 들려 기사를 밑으로 내린 뒤 노크를 한 사람에게 들어오라 말하였다.

 

“아, 선생님. 다름이 아니라, 오늘 오후에 예약 환자 분이 오신다고 하셔서요. 4시쯤에 오실거라고 전화 주셨어요.”

“아, 고마워요.”

 

간호사는 자신의 말을 끝마친 후 진료실을 나갔고 마키는 현재 몇 시인지 시계를 확인 하였다.

 

흐응, 아직 2시네. 꽤 무료한걸.

 

마키는 자리에서 일어나 진료실 밖으로 나갔고, 진료실 밖의 간호사와 눈이 마주쳤다.

 

“잠깐 바람 좀 쐬고 올게요, 토죠씨.”

“에, 그치만 다른 환자 분들도 계시는데….”

“저한테는 안오시잖아요. 제 환자 리스트엔 예약 환자 분 이외엔 없던걸요. 아, 저기 소노다 선생님이 고생하고 계시네. 그러니 전 잠시 바람 좀 쐬러 다녀오겠습니다ㅡ.”

 

마키는 자신의 말을 끝마친 후 뒤에서 부르는 토죠의 말을 무시하고 병원을 빠져나와 옥상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옥상에 도착한 마키는 핸드폰과 연결된 자신의 이어폰을 꺼내 노래를 틀으며 밖의 풍경을 바라보았고 30분쯤 지나서야, 자신을 찾는 전화 벨소리가 울렸다.

 

“네, 니시키노입니다.”

-선생님, 지금 응급상황이에요! 지금 수술하실 의사선생님이 안 계셔서…, 빨리 와주세요!

 

토죠의 말을 듣고 마키는 황급히 내려갔고, 그리고 온 몸에 피가 뒤범벅 되어있는 환자를 발견했다. 마키는 응급처치를 한 후, 긴급 수술이라며 수술실을 예약해 자신의 머리를 질끈 묶었다.

 

마키는 수술복으로 가라 입은 후 뼈가 절단 되어 있는 것을 보자 한숨을 쉬며 접합 수술을 하기 시작했고, 그리곤 시간이 오래 지난 후에야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뒤늦게서야 자신의 예약 환자를 깨달은 마키는 황급히 수술실을 떠났고, 그리고 토죠에게 자신의 환자에 대해 물으니 옆 진료실인 소노다에게 갔다는 사실을 듣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의 일을 마치고 옷을 갈아입은 후 집에 돌아가는 밤늦은 시각에, 자신의 뒤를 뒤쫓아오는 발걸음을 느꼈다. 자신의 하이힐 소리에 맞춰 운동화 소리가 들렸고 자신의 하이힐 소리가 멈추면 운동화 소리도 멈췄다. 마키는 자신의 호신 용품이 들어 있는 가방을 앞으로 꺼내자 자신을 따라오던 사람이 자신의 입을 막은 후 조용히 따라오라며 허리에 날카로운 물질을 들이 밀었다. 마키는 두 손을 들어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고 후미지고 조용한 골목길에 들어가 자신의 가방을 뺏어가는 손을 보았다. 그 손은 마치 며칠 동안 안씻은 손으로 보였고 또한 투박해보여 마키는 뒤를 돌았다. 뒤를 돌자마자 보이는 건 벙거지 모자를 쓰며 얼굴에 수염이 뒤덮인 남자가 보였고 더운 여름날임에도 긴 팔을 입은 모습에 마키는 저도 모르게 눈살이 찌푸려졌다. 남자는 자신을 보자마자 눈살을 찌푸리는 마키의 모습에 자신을 무시했다는 생각에 마키에게 칼을 들이밀었고 마키는 그저 웃으며 자신의 바로 발 밑에 있는 한 손에 쥐기엔 조금 크고 뾰족한 돌을 보았다.

 

이걸로 저 새끼를 치는게 나을까.

 

“너, 너! 이 년이 사람을 무시하나! 이 칼 안보여?!”

“잘 듣고 있어. 지갑에 니가 원하는 돈이 있으니 그거 가져가면 그만 아닌가? 왜 자꾸 귀찮게 하려해.”“허, 참. 이 년이 미쳤나, 허어, 여기서 보니 참 반반하네.”

 

남자는 마키를 아래 위로 흘겨 보았으며 마키는 기분 나쁘다는 듯 인상을 더 찌푸렸다.

 

“미친 새끼 아니야, 이거.”

“뭐? 미친 새끼? 그래, 너 미친 새끼한테 어디 한 번 당해봐라. 때마침 여긴 아무도 오지 않고, 조용하고, 그리고 내가 지금 너한테 존나 꼴렸거든.”

 

남자는 마키에게 칼을 들이밀며 마키에게 다가갔고 마키는 자신의 발 밑에 있던 돌을 들어 남자의 머리를 찍었다. 남자는 이 년이, 하며 더 발광적으로 다가갔고 마키는 한 번 더 남자의 머리를 찍고 그리곤 칼을 가지고 있는 손을 내리 찍었다. 남자는 고함을 지르며 마키에게 달려들며 칼을 든 손을 들었으나 자신의 손은 움직이지 않고 오히려 감각마저도 없어졌다는 사실에 칼을 떨어트리곤 무릎을 꿇은 채로 잘못되었다는 듯 겁먹은 채 자신의 나머지 손이 덜덜덜 떨면서 창백해진 얼굴로 마키에게 빌었다. 그리고 마키는 표정이 없는 채로, 한 번 더 남자의 머리를 내리 찍었다.

 

기절한 남자를 바라보며 분명 쇼크로 인해 뇌출혈이 왔다는 생각이 든 마키는 이걸 어쩐담 하며 고민을 하였고, 오늘 낮에 본 괴담 기사를 생각해냈다. 그리곤 자신의 가방 안에 혹시 모를 채혈 상황에 대비해 준비해두었던 주사기와 여러 샘플통들을 꺼냈고, 마키는 주사기를 기절한 남자의 목에 꽂아 피를 뽑기 시작했다. 마치 드라큘라에게 피가 빨린 것처럼 주사 바늘을 두 번 정도 번갈아 꽂으며 피를 뽑았고 기절한 남자는 점점 창백해지며 생을 마감하였다. 마키는 남자에게 뽑은 피를 바라보며 자신이 가지고 있던 샘플 통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황급히 자신이 마셨던 물통에 있는 물을 버리며 뽑았던 피들을 물통 안에 넣기 시작했다. 그리곤 물통에 다 옮긴 뒤 핏기가 없는 남자를 뒤로 한 채 마키는 자신의 짐을 챙겨 집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처음 해본 살인이었다. 그러나 마키에겐 오히려 재밌는 실험이라 생각이 들어 집 가는 길에 남자에게서 뽑은 피들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집에 들어선 마키는 뽑은 피들의 양이 많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다 몇 몇개는 냉장실에 넣었고 나머지 것들을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고민하며 서재에 들어간 순간, 자신의 머리색처럼 빨간 만년필이 보였다. 그리곤 마키는 행동이 빨라지면서 잉크통들에 있던 빨간 잉크들을 버리고 남자에게서 뽑은 피들을 넣기 시작했다. 그리곤 그 피가 들어가 있는 만년필을 보다, 자신의 수첩에 한 글자씩 적기 시작했다.

 

7월 16일, 가족 만찬 8시.

 

색이 만족하였는지 마키는 미소를 지으며 피가 응고되지 않도록 자신의 서재에 에어컨을 틀어 시원하게 해놓으며 그리곤 컴퓨터를 켜 미니 냉장고와 만년필 잉크통들을 주문했다. 마키는 주문을 다 마치곤 부엌으로 가 냉장고 문을 열어 와인을 꺼내 와인잔에 따르기 시작했다.

 

이것도, 피 같네.

 

마키는 다 따른 와인을 다시 냉장고에 넣으며 와인잔을 들곤 베란다로 걸음을 향했다. 언제서부터 인지 비가 내리고 있었고 마키는 와인을 마시며 자신이 처음 살해를 했던 남자를 떠올렸다. 처음엔 수염이 덥수룩하고 냄새가 났으며 긴 팔을 입고 벙거지 모자를 쓴 남자의 투박한 손엔 칼이 들려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남자는 손목에 골절이 왔으며 분명 두개골에 손상이 가있을 것이며 또한 남자의 피부는 처음 본 것과 달리 핏기 없는 얼굴이었다.

 

비가 내리니, 드라큘라가 딱 나타나기 좋은 날씨네. 거지 새끼, 드라큘라에게 피가 다 뽑혀 죽었네.

 

마키는 피식 웃으며 와인을 한 모금 마시곤 빗방울이 묻어난 베란다 창문을 바라보다 마키는 와인잔을 들고 자신의 서재로 들어갔고, 베란다 밖으로 천둥 번개 소리가 온 집안을 가득 메웠다.

 

며칠 후, 주문 했던 잉크통들과 미니 냉장고가 도착한 후 마키는 자신이 뽑았던 피들을 잉크통에 옮겨 담은 후 미니 냉장고에 하나하나 정렬하기 시작했고 그리고 자신의 만년필도 그 안에 넣은 후 미니 냉장고를 자신의 책상 아래에 두었다. 그리곤 부엌으로 발걸음을 옮겨 냉장고 안에 있던 토마토 주스들을 꺼내 다시 서재로 걸음을 옮겨 책상 아래에 있는 미니 냉장고에 넣었고, 냉장고 가득히 피들이 담긴 잉크통과 만년필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토마토 주스들이 있다는 사실에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나기 시작했다.

 

이거, 재밌네.

 

마키는 눈을 번뜩이며 자신의 서재 뒤에 있던 방을 바라보다 슬쩍 미소를 지었다. 그리곤 집 전화를 꺼내 자신의 아버지께 전화를 걸었다.

 

“아빠, 잘 지내셨어요?”

-나야 잘 지내지. 우리 딸은, 사람이랑 멀리 떨어져 있는 집에서 지내는건 괜찮니? 그냥 병원 근처로 집을 옮기는게 어때?

“아니에요, 여기도 차로 가면 10분이면 충분히 가는걸요. 다름이 아니라 제 서재 뒤에 있는 방을 좀 다르게 만들고 싶어서요.”

-응? 어떻게?

“실험실로 만들 수 있을까요?”

-실험실?

“네. 병원에서 하기엔 보는 눈들이 있어서 맘 편히 연구를 하지 못 하겠더라구요. 그래서 집에서라도 실험을 하고 싶은데, 해도 되나요?”

-아아, 그럼그럼. 물론이고 말고. 우리 딸이 원하는데 당연히 되지. 아빠가 내일 바로 사람 보내주마. 본가는 언제오니?

“어차피 다음 주면 가족 만찬 있잖아요, 그 때 뵈면 되죠.”

-아하하, 그렇구나. 병원 일은 할 만하니?

“아빠도 참, 가끔씩 저 잘하나 보러 오시면서 그건 왜 물으시는거에요. 할 만해요. 다른 의사 분들이랑 간호사 분들도 도와주셔서 좋구요. 그럼 이만 전화 끊을게요.”

-아, 그러려무나. 우리 딸 좋은 밤 되길 바란다.

“네, 아빠도요.”

 

전화를 끊은 마키의 얼굴은 굳은지 오래고 자신의 서재 바로 뒤에 있는 방을 보며 새롭게 변할 장소로 된다는 사실에 희열을 느끼며 미소를 살짝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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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에리] 허세

2016. 2. 29. 02:39

어느 추운 겨울날, 에리는 차가운 밤 공기를 마시며 신사 앞의 벽에 기대 달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곤 주머니에서 막대 사탕을 꺼내, 입에 문 에리는 신사 쪽으로 눈을 돌렸다. 신사에서 나오는 보랏빛이 나는 연인이 나오자 에리는 벽에 기댔던 자신의 등을 떼곤 자신의 연인에게서 걸음을 향했다. 자신을 향해 놀란 표정을 지은 연인의 얼굴을 본 에리는 씨익 웃으며 연인의 앞에 섰다.

 

“노조미, 꽤 늦게 끝났네.”

“에릿치, 이 시간에 여긴 어쩐 일로 왔나? 아, 아니ㅡ 그것보다, 추웠을텐데 괜찮나?”

“후훗, 노조미를 기다리느라 추운지도 몰랐는 걸.”

 

에리는 자신의 말을 끝마치며 노조미를 향해 한 쪽 눈을 찡긋거렸다. 노조미는 에리의 말에 부끄러워 하며 고개를 숙였고, 에리는 부끄러워하는 노조미가 귀엽다는 듯 자신의 손으로 노조미의 얼굴을 감싸 자신을 바라보게 하였다. 억지로 고개가 들린 노조미는 가까워진 에리의 얼굴에 당황해 눈동자를 바쁘게 움직이니, 에리는 그 모습을 보고 웃으며 노조미의 얼굴을 감쌌던 손으로 노조미의 볼을 꼬집었다.

 

“부끄러움이 많은 아가씨, 저 좀 쳐다봐주시죠?”

“에?”

 

부끄러운 대사를 아무렇지 않게 날린 에리의 말에 노조미는 당황하여 에리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에리는 입 안에 물고 있던 막대사탕을 꺼내 마치 담배를 끄는 것처럼 손으로 튕겨 막대사탕을 땅에 버렸다. 에리의 행동에 또 한 번 놀란 노조미는 에리를 쳐다보았고, 에리는 팔을 벌려 노조미를 안았다. 갑작스런 포옹에 노조미는 아까 전과는 달리 눈동자를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에릿치가 왜 이러지? 혹시 뭐 잘못 먹었나? 어제는 부끄럼이 그렇게나 많았는데, 오늘은 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러는 거야.

 

바쁘게 생각하고 있는 노조미를 모르고 있는 에리는 자신의 행동에 만족하며 품에 안은 노조미의 귀에 속삭이기 시작했다.

 

“오늘 너희 집에서 자고 가도 될까, 노조미?”

 

목소리를 깔아 낮게 말하는 에리의 말에 노조미는 바쁘게 생각하던 것을 멈추고 얼굴과 귀가 발갛게 달아올랐다. 그리곤, 고개를 끄덕였다. 노조미는 에리의 팔에 팔짱을 껴, 자신의 집으로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그 신사의 계단에는 에리가 버린 막대 사탕만이 바람에 의해 뒹굴고 있었다.

 

자신의 집에 도착한 노조미는 에리를 집으로 들이게 했고, 에리는 자주 찾아온 노조미의 집이었지만 마치 처음이라도 온 것 마냥 집 안 구석 구석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노조미는 에리에게 먼저 씻는다며 말하였고, 에리는 알겠다며 대답하였다.

 

노조미는 흥얼거리며 샤워를 하는 동안 에리는 바쁘게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자신의 고민 상담을 들어주었던 친구의 이름을 찾아 전화를 걸었다.

 

“니코!”

-에, 에리. 지금 몇 신 줄 알아? 무려 10시라구, 10시!

“에, 아직 10시잖아…?”

-니코는 피부 재생을 위해 일찍 잔다구. 그나저나, 무슨 일이야?

“후훗, 니코. 너 덕분에 노조미가 굉장히 좋아해! 이게 다 니코 덕분이야!”

-에? 노조미가 좋아한다구? 그게 무슨 소리야, 자세히 좀 말해봐.

 

그게 어제 니코에게 상담을 했었잖아. 기억해? 그 때…

 

수업이 끝난 후, 에리는 니코를 불렀다. 자신을 부른 에리에 의해 니코는 무슨 일이냐는 듯 쳐다보았고, 에리는 머뭇거리다 니코의 소매를 잡아 자신들의 연습실인 옥상으로 향했다. 옥상에 도착한 에리와 헉헉 거리며 끌려온 니코는 에리에게 신경질 적으로 묻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길래 이러는거야, 에리!’

‘아, 아… 그게….’

‘여기까지 끌고 왔으면, 무슨 심각한 고민이 있다는 거잖아. 뭐길래 그래?’

‘그게…, 노조미가 내 행동에 너무 답답함을 느끼는 것 같아서….’

 

에리의 대답에 니코는 어이없다는 듯 하! 하고 웃었고, 그리곤 에리를 향해 바라보았다.

 

‘그거야, 너가 답답하게 구니까 그렇지.’

‘어떻게 하면 노조미가 좋아할까?’

 

진지한 표정을 하며 자신을 바라보는 에리의 모습에 당황해 하다 니코는 귀찮다는 듯 대충 답변하기 시작했다.

 

‘흐응, 그것도 몰라? 연애소설이나 만화책을 보면 되잖아. 거기서 나오는 행동들을 그대로 한다면, 노조미도 좋아할걸?’

‘아, 그래? 그렇구나. 니코, 고마워!’

 

환하게 웃으며 자신의 손을 잡은 에리의 모습에 니코는 황당해하다 자신 먼저 내려가보겠다며 집으로 돌아갔다.

 

-그래서, 설마 정말로 소설이나 만화책을 읽고 그 행동을 한거란 말이야?

“응! 그렇게 했더니, 노조미가 좋아하던걸? 이게 다 니코 덕분이야. 고마워, 니코.”

 

샤워를 마친 노조미는 에리의 말 소리가 들려 방 문을 나섰고, 그리곤 에리의 말을 들으며 아까 전들의 행동에 대해서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노조미가 밖으로 나와 자신들의 전화통화 내용을 듣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에리는 신나게 니코와 통화하고 있었다.

 

“무튼간에, 지금 나 노조미 집이야. 정말 여러번 말하지만, 이 모든건 니코 덕분이야. 고마워!”

-으응…. 그, 그럼 월요일에 보자.

“응!”

 

에리는 해맑게 전화를 끊고 나서 뒤에서부터 무언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는 느낌에 뒤를 돌아보니, 어느 새 있던 것인지 노조미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노조미의 정색한 얼굴에 에리는 설마 자신의 통화를 다 듣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며 등에서 식은 땀이 나기 시작했다.

 

“노, 노조미?”

“흐응, 그래서 그렇게 적극적이었나 에릿치?”

“그, 그게 아니라….”

“으응, 괜찮데이. 무슨 만화나 소설을 보았는지 궁금해서 물어보는 거니께.”

“아…. 그, 그게….”

 

에리는 멋쩍게 웃으며 뒤로 조금씩 물러가기 시작했고, 노조미는 그에 맞춰 한 발자국씩 에리를 향해 다가가기 시작했다. 어느새 등에 벽이 부딪혀 도망갈 곳이 없어진 에리는 다가오는 노조미를 향해 눈을 질끈 감은 채 말하기 시작했다.

 

“그, 그게 내가 너무 답답하게 구니까 노조미가 답답해 하는 것 같아서…! 그래서 그런거야! 니,니코한테 상담해보니까 그러라고 해서….”

“흐응, 니콧치가… 그랬단 말이제?”

“히익…!”

 

노조미의 목소리가 낮아지자, 에리는 울상을 지으며 노조미를 바라보니 노조미는 싱긋 웃으며 에리를 품에 안았다. 그리곤, 품에서 떼어내 에리의 눈가엔 어느 새 맺힌 눈물을 닦아주며 양 손으로 볼을 감싸 말하기 시작했다.

 

“내는 에릿치의 그 귀여운 모습도 좋데이. 이리 노력해주니께 내, 감동 받은거 모르제?”

“정말…?”

“응. 그렇지만, 다음부터는 니콧치에게 상담 안하는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구마.”

“에?”

 

어리둥절해 하는 에리의 얼굴을 바라보다 노조미는 싱긋 웃으며 아무것도 아니라 말한 후 입에 가볍게 입맞춤을 하였다. 얼굴이 붉어진 에리에게 시간이 늦었다며 말하곤 얼른 씻으라고 한 후, 노조미는 방에 들어갔다. 그리곤 에리가 오기 전에 니코에게 문자를 남기곤 에리가 오기만을 기다리다 잠이 들었고 에리는 샤워를 끝 마친 후 노조미의 방에 들어가니 이미 자고 있는 노조미의 얼굴을 바라보다 가볍게 볼에 입맞춤을 한 뒤, 그 옆에 누워 잠이 들었다.

 

 

방 안의 분위기는 조용했고 둘은 꿈에서 만났는지 손을 맞잡은 채, 작게 미소를 띄었다. 그리고 그 방안엔 노조미의 핸드폰 불빛만이 반짝였다.

 

 

「노, 노조미! 내가 그런 뜻으로 그런게 아니라…! 에리가 정말 그렇게 할 줄은 몰랐다구! 노조미 그러니까 제발 와시와시만은…! 노조미이이이이!!!!!!

                          ー니콧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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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엔 허세 가득한 치카가 보고 싶었어요 근데 쓰다보니 이렇게 되었네여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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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O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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