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선선한 어느 저녁, 아야세 에리는 자신의 친구인 토죠 노조미 집을 향해 걷고 있었다. 졸업을 하고 대학교에 들어가면서 오랜만에 만나자는 연락과 함께 술을 마시자는 이야기에 에리는 기분좋은 설렘을 가지며 편의점에서 술을 사들고 길을 걸었다.

노조미를 얼마 만에 보는거지, 너무 오랜만에 만나서 어색하면 어떡하지?

에리는 자신도 모르게 긴장을 하였고, 노조미의 집 앞에 도착을 한 후 크게 숨을 들이키며 내쉬고 초인종을 눌렀다. 노조미의 집은 여전히 고등학생 때처럼 같은 장소에 있었다. 에리는 왠지 모를 반가움에 미소를 지었고 그 때 때마침 문을 열어주는 노조미와 눈을 맞주쳤다.

“오, 에리치ㅡ 일찍 왔구마.”
“오랜만에 받은 연락인데, 늦을 수야 없지. 자, 여기 술.”

노조미에게 사온 술을 보여주며 집 안으로 들어갔고 집 안도 고등학생 때와 같아 에리 자신도 고등학생 때로 돌아가게 된 것 같았다. 고등학생 때처럼 돌아간 것 같지만 식탁 위에는 익숙하지 않은 것들이 위로 올라와있었다. 에리는 자리에 앉았고, 노조미도 뒤이어 자리에 앉았다. 둘은 마주보며 식탁 위에 올라온 술과 안주를 보며 어색하게 웃었다.

“뭔가, 에릿치를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고등학생 때로 돌아간 것 같았는데 식탁 위에는 고등학생들이 먹을만한게 올라온 것 같지 않데이.”
“으응, 나도 그 생각이 들었어. 노조미 집도 졸업 이후에 오랜만에 왔었지만 고등학생 때랑 다를 바 없어서 다시 고등학생때로 돌아온 것 같던걸.”

어색하게 대화를 마친 후 노조미가 술 마시자며 에리가 사온 술을 꺼내 뚜껑을 따고 잔을 따랐다. 에리는 말 없이 술잔을 받았고, 노조미도 에리가 따라준 술을 얌전히 받아 술잔을 가만히 바라보다 술잔을 들어 에리의 술잔에 작게 부딪혔다. 둘은 채워졌던 술을 깔끔히 비워냈고, 둘은 계속해서 말 없이 안주와 술을 먹었다.

“노조미, 그.. 술은 왜.. 마시자고 연락했어?”

에리는 조심스레 노조미에게 물었고, 노조미는 질문에 답하지 않고 계속해서 술을 마셨다.노조미ㅡ 에리는 말 없이 술 마시는 노조미가 걱정이 되어서 노조미의 옆으로 다가와 팔목을 잡았고, 노조미는 자신의 팔목을 잡은 에리를 쳐다보았다.

“내가 왜 술 마시자고 했는지 아나? 오랜만에 술도 마시고 싶고, 에릿치도 보고 싶어서 마시자고 했던기라. 에릿치가 너무, 바빠서ㅡ”
“바쁜게 아니라, 나는 노조미가 바쁜 줄 알고ㅡ 아니 이게 아니라, 노조미 너무 많이 마신 것 같아. 이제 그만 마셔야할 것 같은데.”
“으응? 아이다, 아직 안취했는데.”


보통 취한 사람들이 안취한다고 말해, 노조미.


차마 말을 하지 못한 에리는 마음 속으로 남겨두고 혼자 마시지 말고, 자신과 마시자며 노조미의 페이스에 맞춰 에리도 끊임 없이 술을 마셨다. 술이 어느정도 들어갈 무렵, 에리는 술을 마시다 노조미를 보았고 어느 새 노조미는 헤실헤실 웃으며 에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노조미, 괜찮아?”
“응, 괜찮아.”


응? 괜찮아? 표준어?


에리는 노조미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하다 다시 말을 하기 시작했다.

“노조미, 그럼 학교 다니는 동안 연락도 잘 안하던 이유가 나 바쁠까봐 그런거였어?”
“응, 물론이지. 우리 에리쨩이 바쁜데 피해끼치면 안되니까, 안했어. 헤헤, 잘했지?”


에리쨩, 그리고 표준어.


에리는 사이비 관서 사투리를 쓰던 노조미가 어느 새 표준어를 쓰고 있는게 느껴졌을 때 노조미가 술 취하면 이런 버릇이 있구나 라는 것을 깨달았다.


“응, 잘했어. 그렇지만, 노조미가 연락하는 건 다 받아줄 수 있으니까 편하게 연락해도 좋아. 나는 노조미가 바쁜줄 알고 연락이 없는 줄 알았는걸.”
“으응, 안 바빴어. 오히려 에리쨩이 너무 보고 싶어서 혼났어. 새로운 학교에 적응해야할텐데 너무 내가 연락하고 그러면 에리쨩에게 피해가 갈까봐 안했는걸.”


노조미는 웃으며 에리의 어깨에 기대었고, 에리는 자신도 모르게 두근거리는 심장과 함께 얼굴이 점점 붉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곤 노조미의 얼굴을 살펴보다 계속해서 두근거리는 심장에 의해 시선을 살며시 술잔 쪽으로 돌린 후 남아있는 술을 마셨다. 고등학생때부터 에리는 노조미를 보면 두근거리는 심장에 의해 자신이 무슨 감정인지 몰랐다가 어느 순간 자신의 감정이 무엇인지 깨달았을 땐 에리는 처음엔 인정을 하지 않았고, 노조미가 자신에게 다가오고 말을 건네는 때마다 도망다니거나 피해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노조미가 울먹거리며 에리에게 자신이 잘못한게 있냐며 물었었고 울먹거리는 노조미를 보며 에리는 그 날 자신의 감정을 인정했었다.


아, 나는 얠 좋아하는구나.

그 후론 에리는 전보다 더 노조미에게 다가갔고, 그리고 남들에게는 친구이상 연인 미만처럼 보일 정도로 둘의 관계는 전보다 더 좋아졌었다. 에리는 옛날 생각에 잠기다 다시 현재로 돌아왔고, 자신의 어깨에 기댄 노조미를 바라보다 다시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에리쨩, 그만 마셔. 너무 마시는 것 같은데.”
“아, 노조미. 괜찮아? ”
“응, 괜찮아. 그렇지만 에리쨩이 너무ㅡ”


노조미의 말에 웃으며 에리는 괜찮다며 대답했고, 그러다 문득 노조미가 자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진 에리는 노조미에게 물어봤다.


“아, 노조미ㅡ 우리 진실게임 할까?”
“진실게임?”“응, 우리 둘 다 취했다고 치고 여기서 한 진실게임은 여기서 묻는거야. 어때?”
“음, 좋아.”


좋다는 말을 들은 에리는 어떤 질문을 해야할지 고민을 하기 시작했고, 노조미는 계속해서 에리의 어깨에 기대다 말을 떼었다.


“에리쨩은, 좋아하는 사람 있어?”
“아ㅡ”


처음부터 너무 센 질문인데.


에리는 잠시 입술을 깨물다 그렇다고 대답했다. 노조미는 흐응, 하며 계속해서 뜨던 눈을 슬며시 감았고 에리는 닫았던 입을 떼고 물어봤다.

“노조미는… 좋아하는 사람, 있어?”
“응. 좋아하는 사람 있어.”


바로 대답하는 노조미에 의해 에리는 다시 말을 잃었고, 노조미는 누군지 궁금하지 않냐며 되물었다. 에리는 노조미를 바라보았고, 노조미는 계속해서 눈을 감은채 말을 이었다.


“여기서 묻는 진실게임이니까, 말해주는거야.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음 가끔은 단호하게 대할 때가 있지만 허점이 많은 사람이야. 그리고 귀엽기도 해.”


우미, 인가.


에리는 노조미의 말을 듣고 아랫입술을 깨물기 시작했고 노조미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날 좋아해주는 사람이야.”
“노조미를 좋아하는 사람이라구?”
“응.”


누구,인걸까.


에리는 계속해서 아랫입술을 깨물며 노조미가 좋아하는 사람을 추리하려했고, 노조미는 이제 자신의 차례라며 에리에게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서 알려달라고 했다.


“아,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말을 잘 들어주고 다정한 사람이야. 그리고ㅡ”


에리의 말은 멈춰졌고, 그리고 자신의 눈 앞에는 눈을 감은 채 다가와 입을 맞춘 노조미가 보였다. 그리고 닿았던 입술을 떼고 감았던 눈을 떠 당황한 에리의 얼굴은 본 노조미는 웃으며 말했다.


“좋아해.”
“어?”


지금 자신의 상황이 무엇인지 이해가 잘 안간다는 듯 에리는 노조미를 계속해서 보았고, 노조미는 웃으며 말을 이어 나갔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 누군지 바로 말 안해줬지?”
“으응.”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바로 여기 눈 앞에 있는데, 그 사람은 모르는가보네.”
“그게, 무슨소리야ㅡ 눈 앞에 있는 사람? 나?”
“응.”


단호하게 대답한 노조미를 바라보다 에리는 자신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고, 다시 한 번 물어봤다.


“정말 날 좋아하는거야, 노조미?”
“에리쨩은 너무 의심이 많네. 그렇ㅡ”


말을 다 끝마치지 못한 채 노조미는 자신의 볼을 잡아 입을 맞춘 에리를 바라보다 다시 눈을 감았고, 둘은 오랫동안 입을 맞추다 떼었다. 에리는 다정하게 노조미의 눈을 바라보며 웃었다.


“내가 잘해줄게, 노조미. 잘 부탁해, 연인으로서.”
“나도 잘 부탁해, 에리쨩.”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아, 그 때 노조미가 날 좋아한다고 말 안했으면 아직도 우리 관계는 어떻게 됐을지 궁금하다."
“후후 그러게, 아 에릿치 그건 알고 있는지 모르겠네.”
“응? 뭘?”
“사실 그 때, 에릿치가 너무 답답해서 술 취한척 한기라.”
“어? 뭐라고?”
“에릿치가 날 좋아하는 것도 알고, 내도 에릿치를 좋아하고 있는걸 알고있는데 여러번 에릿치에게 고백아닌 고백을 했었는데 에릿치가 그걸 장난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나.”
“아...?”

그러고보니 노조미가 고등학생 때 뜬금없이 좋아한다고 그랬었는데, 설마 그 때도?

“노조미, 그럼 나한테 뜬금없이 좋아한다고 했을 때도 고백한거였어?”
“응, 물론이제. 그걸 듣고 얼굴이 붉어진 에릿치가 참 귀여웠었는데~”
“노,노조미!”
“후훗, 지금도 에릿치는 귀엽다 안카나. 그나저나 에릿치ㅡ”
“응?”
“오늘, 술 마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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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퐁님께 써드렸던 노조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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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O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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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코토] 짝사랑

2015. 9. 25. 04:17
날이 화창한 어느 날, 아야세 에리는 학생회실에 앉아 자신의 할 일을 하다 창 밖을 잠시 보았다.
 

날도 좋은데 나는 지금 뭐하고 있는거람.


아무도 모르게 에리는 자신의 현재 상황을 한탄하며 창문을 통해 하늘에 떠있는 뭉게구름을 보았다. 그러다 창문 밖으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 자신도 모르게 자리에 일어나 창문쪽으로 걸어갔다.
 

아, 코토리다.


소꿉친구들과 웃으며 교정을 걷고 있는 코토리를 발견한 에리는 차마 부르지 못하고 창문을 통해 멀찍이서 보았다. 코토리는 어디선가 자신을 쳐다보는 듯한 느낌에 교실 쪽으로 고개를 들었고 에리는 자신도 모르게 황급히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다행히 학생회실에 자신만 있어서 다행이지만, 이 자리에 노조미가 있었더라면 분명 놀림거리가 되고도 남았을거란 생각에 에리는 다시 정신을 차리려 자신의 뺨을 살짝 때렸다. 그리고 다시 일에 집중하려 했지만, 웃으며 걷는 코토리의 얼굴이 떠올라 일을 하다 말고 눈을 감고 의자에 기대었다. 


코토리는 알까, 내가 좋아하고 있다는걸?


그리고 시간이 언제쯤 흘렀을까, 눈을 뜨고보니 자신은 의자가 아닌 누군가의 허벅지에 누워있었다. 에리는 당황하여 황급히 일어났고, 그리고 자신을 웃으며 바라보는 코토리가 있었다.

"코,코토리?!"
"응,에리쨩."
"코토리가 왜 여기에 있어?자,잠깐 지금 몇 시야?"
"지금 4시야,에리쨩."

4시라는 말을 들은 에리는 화들짝 놀라 자리에 일어났고, 코토리는 여전히 웃으며 에리를 바라보았다.
 
"오늘 연습 취소되었다는 말 하려고 왔어, 에리쨩."
"에?"


연습 취소 되었다구.


코토리의 말을 들은 에리는 허탈하게 웃으며 의자에 털썩 앉았고, 코토리는 에리를 보며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노조미쨩이 오늘 일이 있다구,코토리에게 부탁했어. 깜짝 놀랐지? 와서보니 에리쨩이 불편하게 자고 있는 것 같길래 조금이라도 편하게 자라구 허벅지를 빌려줬는데 괜찮았으려나?"
"ㅁ,물론이지! 나때문에 움직이지도 못하고 그랬을텐데, 미안해."
"으응, 괜찮아. 안그래도 요즘 에리쨩 많이 피곤해보였거든. 이걸로나마 피곤이 조금 풀렸다면 다행이야."

웃으며 말을 마친 코토리는 이제 집에 가자며 자리에 일어났고 에리도 코토리를 따라 자리에 일어났다. 학생회 일도 어느정도 끝이 났으니 이정도는 내일 해도 되겠지ㅡ 라는 생각으로 에리는 코토리와 함께 학생회실을 나갔다.
 
"아, 우미와 호노카는?"
"먼저 갔어. 두 사람 다 오늘 일이 있다고 먼저 갔는걸."

우연찮게 두 사람 일이 있어서 먼저 갔다는 말을 들은 에리는 자신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가려다 자제를 하였고 코토리는 여전히 앞을 보며 걷기 시작했다.

"그러고보니 에리쨩이랑 집에 가는거 처음이려나~"
"아, 그러네. 나는 매번 노조미랑 같이 갔었으니까."
"후후, 에리쨩이랑 같이 가니까 좋다."

코토리의 말을 들은 에리는 자신도 모르게 빠르게 뛰는 심장을 애써 무시하며 땅만 쳐다보며 걸어갔고 둘은 교문밖으로 나가 계속해서 길을 걸었다. 둘은 말을 하지 않은 채 길을 걷다 갑자기 멈춰선 코토리에 의해 에리도 덩달아 길을 멈췄다.

"에리쨩."
"응?"


코토리, 에리쨩한테 말할 거 있어.


갑자기 코토리가 할 말이 있다며 길을 멈춘 것에 대하여 당황했고, 그 할 말이 무엇일지 감이 더더욱 안잡혀 에리는 멍하니 코토리를 바라보았다.

"코토리, 이거 아무한테도 말 안한건데ㅡ 좋아하는 사람 생긴 것 같아."
"에...?좋아하는..사람...?"
"응, 이거 비밀이야 에리쨩."

비밀스럽게 자신에게 속삭여오는 코토리의 말에 에리는 고개를 작게 끄덕였고 그리고 마음 속으로는 비가 내리려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에리쨩은 코토리가 좋아하는 사람이 누군지 안궁금해?"
"아, 누군..데?"
"코토리가 좋아하는 사람은, 허점이 많은 사람이고 무엇보다도 귀여워!그리고 파란색이 잘 어울리는 사람이려나~ 앗, 이거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돼...! 에리쨩에게는 뭔가 다 말하고 싶어져서 이렇게 비밀얘기도 해버렸네,헤헤."


에리는 자신도 모르게 한 사람이 떠올랐고, 자신은 아니라는 생각에 마음 속에 잔뜩 낀 먹구름이 비를 조금씩 내리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코토리에게 좋아하는 사람과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내 마음 속에서 내리는 비와 함께 자신의 눈물샘에서도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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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펭님께 써드렸던 에리코토

짧게 설명하면 에리는 코토리를 좋아하지만, 코토리는 우미를 좋아함근데 코토리는 에리가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 그래서 못된거지만 일부러 저런 고백을 한거임 나를 좋아하지 마라 이런? 느낌 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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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O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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