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추운 겨울날, 에리는 차가운 밤 공기를 마시며 신사 앞의 벽에 기대 달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곤 주머니에서 막대 사탕을 꺼내, 입에 문 에리는 신사 쪽으로 눈을 돌렸다. 신사에서 나오는 보랏빛이 나는 연인이 나오자 에리는 벽에 기댔던 자신의 등을 떼곤 자신의 연인에게서 걸음을 향했다. 자신을 향해 놀란 표정을 지은 연인의 얼굴을 본 에리는 씨익 웃으며 연인의 앞에 섰다.
“노조미, 꽤 늦게 끝났네.”
“에릿치, 이 시간에 여긴 어쩐 일로 왔나? 아, 아니ㅡ 그것보다, 추웠을텐데 괜찮나?”
“후훗, 노조미를 기다리느라 추운지도 몰랐는 걸.”
에리는 자신의 말을 끝마치며 노조미를 향해 한 쪽 눈을 찡긋거렸다. 노조미는 에리의 말에 부끄러워 하며 고개를 숙였고, 에리는 부끄러워하는 노조미가 귀엽다는 듯 자신의 손으로 노조미의 얼굴을 감싸 자신을 바라보게 하였다. 억지로 고개가 들린 노조미는 가까워진 에리의 얼굴에 당황해 눈동자를 바쁘게 움직이니, 에리는 그 모습을 보고 웃으며 노조미의 얼굴을 감쌌던 손으로 노조미의 볼을 꼬집었다.
“부끄러움이 많은 아가씨, 저 좀 쳐다봐주시죠?”
“에?”
부끄러운 대사를 아무렇지 않게 날린 에리의 말에 노조미는 당황하여 에리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에리는 입 안에 물고 있던 막대사탕을 꺼내 마치 담배를 끄는 것처럼 손으로 튕겨 막대사탕을 땅에 버렸다. 에리의 행동에 또 한 번 놀란 노조미는 에리를 쳐다보았고, 에리는 팔을 벌려 노조미를 안았다. 갑작스런 포옹에 노조미는 아까 전과는 달리 눈동자를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에릿치가 왜 이러지? 혹시 뭐 잘못 먹었나? 어제는 부끄럼이 그렇게나 많았는데, 오늘은 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러는 거야.
바쁘게 생각하고 있는 노조미를 모르고 있는 에리는 자신의 행동에 만족하며 품에 안은 노조미의 귀에 속삭이기 시작했다.
“오늘 너희 집에서 자고 가도 될까, 노조미?”
목소리를 깔아 낮게 말하는 에리의 말에 노조미는 바쁘게 생각하던 것을 멈추고 얼굴과 귀가 발갛게 달아올랐다. 그리곤, 고개를 끄덕였다. 노조미는 에리의 팔에 팔짱을 껴, 자신의 집으로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그 신사의 계단에는 에리가 버린 막대 사탕만이 바람에 의해 뒹굴고 있었다.
자신의 집에 도착한 노조미는 에리를 집으로 들이게 했고, 에리는 자주 찾아온 노조미의 집이었지만 마치 처음이라도 온 것 마냥 집 안 구석 구석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노조미는 에리에게 먼저 씻는다며 말하였고, 에리는 알겠다며 대답하였다.
노조미는 흥얼거리며 샤워를 하는 동안 에리는 바쁘게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자신의 고민 상담을 들어주었던 친구의 이름을 찾아 전화를 걸었다.
“니코!”
-에, 에리. 지금 몇 신 줄 알아? 무려 10시라구, 10시!
“에, 아직 10시잖아…?”
-니코는 피부 재생을 위해 일찍 잔다구. 그나저나, 무슨 일이야?
“후훗, 니코. 너 덕분에 노조미가 굉장히 좋아해! 이게 다 니코 덕분이야!”
-에? 노조미가 좋아한다구? 그게 무슨 소리야, 자세히 좀 말해봐.
그게 어제 니코에게 상담을 했었잖아. 기억해? 그 때…
수업이 끝난 후, 에리는 니코를 불렀다. 자신을 부른 에리에 의해 니코는 무슨 일이냐는 듯 쳐다보았고, 에리는 머뭇거리다 니코의 소매를 잡아 자신들의 연습실인 옥상으로 향했다. 옥상에 도착한 에리와 헉헉 거리며 끌려온 니코는 에리에게 신경질 적으로 묻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길래 이러는거야, 에리!’
‘아, 아… 그게….’
‘여기까지 끌고 왔으면, 무슨 심각한 고민이 있다는 거잖아. 뭐길래 그래?’
‘그게…, 노조미가 내 행동에 너무 답답함을 느끼는 것 같아서….’
에리의 대답에 니코는 어이없다는 듯 하! 하고 웃었고, 그리곤 에리를 향해 바라보았다.
‘그거야, 너가 답답하게 구니까 그렇지.’
‘어떻게 하면 노조미가 좋아할까?’
진지한 표정을 하며 자신을 바라보는 에리의 모습에 당황해 하다 니코는 귀찮다는 듯 대충 답변하기 시작했다.
‘흐응, 그것도 몰라? 연애소설이나 만화책을 보면 되잖아. 거기서 나오는 행동들을 그대로 한다면, 노조미도 좋아할걸?’
‘아, 그래? 그렇구나. 니코, 고마워!’
환하게 웃으며 자신의 손을 잡은 에리의 모습에 니코는 황당해하다 자신 먼저 내려가보겠다며 집으로 돌아갔다.
-그래서, 설마 정말로 소설이나 만화책을 읽고 그 행동을 한거란 말이야?
“응! 그렇게 했더니, 노조미가 좋아하던걸? 이게 다 니코 덕분이야. 고마워, 니코.”
샤워를 마친 노조미는 에리의 말 소리가 들려 방 문을 나섰고, 그리곤 에리의 말을 들으며 아까 전들의 행동에 대해서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노조미가 밖으로 나와 자신들의 전화통화 내용을 듣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에리는 신나게 니코와 통화하고 있었다.
“무튼간에, 지금 나 노조미 집이야. 정말 여러번 말하지만, 이 모든건 니코 덕분이야. 고마워!”
-으응…. 그, 그럼 월요일에 보자.
“응!”
에리는 해맑게 전화를 끊고 나서 뒤에서부터 무언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는 느낌에 뒤를 돌아보니, 어느 새 있던 것인지 노조미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노조미의 정색한 얼굴에 에리는 설마 자신의 통화를 다 듣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며 등에서 식은 땀이 나기 시작했다.
“노, 노조미?”
“흐응, 그래서 그렇게 적극적이었나 에릿치?”
“그, 그게 아니라….”
“으응, 괜찮데이. 무슨 만화나 소설을 보았는지 궁금해서 물어보는 거니께.”
“아…. 그, 그게….”
에리는 멋쩍게 웃으며 뒤로 조금씩 물러가기 시작했고, 노조미는 그에 맞춰 한 발자국씩 에리를 향해 다가가기 시작했다. 어느새 등에 벽이 부딪혀 도망갈 곳이 없어진 에리는 다가오는 노조미를 향해 눈을 질끈 감은 채 말하기 시작했다.
“그, 그게 내가 너무 답답하게 구니까 노조미가 답답해 하는 것 같아서…! 그래서 그런거야! 니,니코한테 상담해보니까 그러라고 해서….”
“흐응, 니콧치가… 그랬단 말이제?”
“히익…!”
노조미의 목소리가 낮아지자, 에리는 울상을 지으며 노조미를 바라보니 노조미는 싱긋 웃으며 에리를 품에 안았다. 그리곤, 품에서 떼어내 에리의 눈가엔 어느 새 맺힌 눈물을 닦아주며 양 손으로 볼을 감싸 말하기 시작했다.
“내는 에릿치의 그 귀여운 모습도 좋데이. 이리 노력해주니께 내, 감동 받은거 모르제?”
“정말…?”
“응. 그렇지만, 다음부터는 니콧치에게 상담 안하는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구마.”
“에?”
어리둥절해 하는 에리의 얼굴을 바라보다 노조미는 싱긋 웃으며 아무것도 아니라 말한 후 입에 가볍게 입맞춤을 하였다. 얼굴이 붉어진 에리에게 시간이 늦었다며 말하곤 얼른 씻으라고 한 후, 노조미는 방에 들어갔다. 그리곤 에리가 오기 전에 니코에게 문자를 남기곤 에리가 오기만을 기다리다 잠이 들었고 에리는 샤워를 끝 마친 후 노조미의 방에 들어가니 이미 자고 있는 노조미의 얼굴을 바라보다 가볍게 볼에 입맞춤을 한 뒤, 그 옆에 누워 잠이 들었다.
방 안의 분위기는 조용했고 둘은 꿈에서 만났는지 손을 맞잡은 채, 작게 미소를 띄었다. 그리고 그 방안엔 노조미의 핸드폰 불빛만이 반짝였다.
「노, 노조미! 내가 그런 뜻으로 그런게 아니라…! 에리가 정말 그렇게 할 줄은 몰랐다구! 노조미 그러니까 제발 와시와시만은…! 노조미이이이이!!!!!!
ー니콧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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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엔 허세 가득한 치카가 보고 싶었어요 근데 쓰다보니 이렇게 되었네여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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