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cula
-prologue-
자신의 다름을 아는 그 순간은 언제일까. 혈액의 색처럼 빨간색 머리를 가진 소녀는 자신의 다름을 어릴 때부터 인정해오기 시작했다. 그 때는 6살 때, 자신의 친구가 자신에게 화를 내며 욕을 하였을 때 소녀는 표정이 없는 채로 자신의 친구의 머리카락을 잡아 냅다 모래 바닥에 밀쳤다. 자연스레 그 친구는 이마에 상처가 났고, 소녀의 부모님은 원장선생님의 부름에 달려와 사건을 안 뒤 소녀를 호되게 야단을 쳤다. 소녀는 그렇게 성장을 하면서 12살이 되던 해, 자신을 왕따 시키는 아이들이 화장실에서도 괴롭히며 그랬던 때 소녀는 6살 때처럼 표정이 없는 채로 무리의 아이들 중 주동자의 머리를 잡아 화장실 벽에 머리를 찧게 했다. 그 주동자는 벽에 파여 있던 날카로운 곳에 부딪혀 피를 흘리며 정신을 잃었고, 소녀는 여전히 무표정한 채로 그 행동을 반복하려 하자 그 무리에 있던 애들이 소녀의 팔을 뒤늦게서야 잡으며 소녀의 행동을 제지하였다. 소녀는 그 아이들을 쳐다보았고, 무리의 아이들 중 한 명은 교무실로 달려가 선생님을 불렀는지 화장실 문 밖으로 창백해진 선생님의 얼굴을 발견했다. 소녀는 싱긋 웃었고 선생님은 주동자를 데려가 병원으로 보냈다. 소녀의 부모님은 상황이 심각해졌다는 것을 알아채곤 정신과에 아는 의사에게 보내 검사를 받으니 소녀가 ‘싸이코 패스’라는 결과가 나와 소녀의 부모님은 소녀를 정상인처럼 하게 만들려 교육을 하기 시작했다. 소녀는 자신의 다름을 깨닫곤 다른 사람의 리액션과 표정을 어떻게 할지, 또한 소녀는 다른 사람과 비슷하게 행동하려 매일매일을 계산하며 자신의 부모님이 자신을 의심하지 않도록 살았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고, 27살이 되던 해. 소녀에서 어느덧 숙녀가 된 아이는 자신의 명패가 있는 사무실을 보며 문 밖을 나섰다.
[정형외과 진료의: 니시키노 마키]
마키는 오른 손으로 자신의 턱을 괴며 자신의 명패를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결국엔, 의사네.
마키는 자신의 진료실로 들어가 마우스를 움직여 요즘의 사건들에 대해 보기 시작했다. 매일 하루에 여러 신문을 읽는 것이 오래된 습관인데, 이번 기사는 괴담이라는 것이 눈에 띄었다.
<드라큘라는 과연 실제로 존재 하는 것인가.>
마키는 흐응. 하며 무표정한 채로 기사를 읽는 중에 자신의 진료실 문 밖으로 노크 소리가 들려 기사를 밑으로 내린 뒤 노크를 한 사람에게 들어오라 말하였다.
“아, 선생님. 다름이 아니라, 오늘 오후에 예약 환자 분이 오신다고 하셔서요. 4시쯤에 오실거라고 전화 주셨어요.”
“아, 고마워요.”
간호사는 자신의 말을 끝마친 후 진료실을 나갔고 마키는 현재 몇 시인지 시계를 확인 하였다.
흐응, 아직 2시네. 꽤 무료한걸.
마키는 자리에서 일어나 진료실 밖으로 나갔고, 진료실 밖의 간호사와 눈이 마주쳤다.
“잠깐 바람 좀 쐬고 올게요, 토죠씨.”
“에, 그치만 다른 환자 분들도 계시는데….”
“저한테는 안오시잖아요. 제 환자 리스트엔 예약 환자 분 이외엔 없던걸요. 아, 저기 소노다 선생님이 고생하고 계시네. 그러니 전 잠시 바람 좀 쐬러 다녀오겠습니다ㅡ.”
마키는 자신의 말을 끝마친 후 뒤에서 부르는 토죠의 말을 무시하고 병원을 빠져나와 옥상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옥상에 도착한 마키는 핸드폰과 연결된 자신의 이어폰을 꺼내 노래를 틀으며 밖의 풍경을 바라보았고 30분쯤 지나서야, 자신을 찾는 전화 벨소리가 울렸다.
“네, 니시키노입니다.”
-선생님, 지금 응급상황이에요! 지금 수술하실 의사선생님이 안 계셔서…, 빨리 와주세요!
토죠의 말을 듣고 마키는 황급히 내려갔고, 그리고 온 몸에 피가 뒤범벅 되어있는 환자를 발견했다. 마키는 응급처치를 한 후, 긴급 수술이라며 수술실을 예약해 자신의 머리를 질끈 묶었다.
마키는 수술복으로 가라 입은 후 뼈가 절단 되어 있는 것을 보자 한숨을 쉬며 접합 수술을 하기 시작했고, 그리곤 시간이 오래 지난 후에야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뒤늦게서야 자신의 예약 환자를 깨달은 마키는 황급히 수술실을 떠났고, 그리고 토죠에게 자신의 환자에 대해 물으니 옆 진료실인 소노다에게 갔다는 사실을 듣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의 일을 마치고 옷을 갈아입은 후 집에 돌아가는 밤늦은 시각에, 자신의 뒤를 뒤쫓아오는 발걸음을 느꼈다. 자신의 하이힐 소리에 맞춰 운동화 소리가 들렸고 자신의 하이힐 소리가 멈추면 운동화 소리도 멈췄다. 마키는 자신의 호신 용품이 들어 있는 가방을 앞으로 꺼내자 자신을 따라오던 사람이 자신의 입을 막은 후 조용히 따라오라며 허리에 날카로운 물질을 들이 밀었다. 마키는 두 손을 들어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고 후미지고 조용한 골목길에 들어가 자신의 가방을 뺏어가는 손을 보았다. 그 손은 마치 며칠 동안 안씻은 손으로 보였고 또한 투박해보여 마키는 뒤를 돌았다. 뒤를 돌자마자 보이는 건 벙거지 모자를 쓰며 얼굴에 수염이 뒤덮인 남자가 보였고 더운 여름날임에도 긴 팔을 입은 모습에 마키는 저도 모르게 눈살이 찌푸려졌다. 남자는 자신을 보자마자 눈살을 찌푸리는 마키의 모습에 자신을 무시했다는 생각에 마키에게 칼을 들이밀었고 마키는 그저 웃으며 자신의 바로 발 밑에 있는 한 손에 쥐기엔 조금 크고 뾰족한 돌을 보았다.
이걸로 저 새끼를 치는게 나을까.
“너, 너! 이 년이 사람을 무시하나! 이 칼 안보여?!”
“잘 듣고 있어. 지갑에 니가 원하는 돈이 있으니 그거 가져가면 그만 아닌가? 왜 자꾸 귀찮게 하려해.”“허, 참. 이 년이 미쳤나, 허어, 여기서 보니 참 반반하네.”
남자는 마키를 아래 위로 흘겨 보았으며 마키는 기분 나쁘다는 듯 인상을 더 찌푸렸다.
“미친 새끼 아니야, 이거.”
“뭐? 미친 새끼? 그래, 너 미친 새끼한테 어디 한 번 당해봐라. 때마침 여긴 아무도 오지 않고, 조용하고, 그리고 내가 지금 너한테 존나 꼴렸거든.”
남자는 마키에게 칼을 들이밀며 마키에게 다가갔고 마키는 자신의 발 밑에 있던 돌을 들어 남자의 머리를 찍었다. 남자는 이 년이, 하며 더 발광적으로 다가갔고 마키는 한 번 더 남자의 머리를 찍고 그리곤 칼을 가지고 있는 손을 내리 찍었다. 남자는 고함을 지르며 마키에게 달려들며 칼을 든 손을 들었으나 자신의 손은 움직이지 않고 오히려 감각마저도 없어졌다는 사실에 칼을 떨어트리곤 무릎을 꿇은 채로 잘못되었다는 듯 겁먹은 채 자신의 나머지 손이 덜덜덜 떨면서 창백해진 얼굴로 마키에게 빌었다. 그리고 마키는 표정이 없는 채로, 한 번 더 남자의 머리를 내리 찍었다.
기절한 남자를 바라보며 분명 쇼크로 인해 뇌출혈이 왔다는 생각이 든 마키는 이걸 어쩐담 하며 고민을 하였고, 오늘 낮에 본 괴담 기사를 생각해냈다. 그리곤 자신의 가방 안에 혹시 모를 채혈 상황에 대비해 준비해두었던 주사기와 여러 샘플통들을 꺼냈고, 마키는 주사기를 기절한 남자의 목에 꽂아 피를 뽑기 시작했다. 마치 드라큘라에게 피가 빨린 것처럼 주사 바늘을 두 번 정도 번갈아 꽂으며 피를 뽑았고 기절한 남자는 점점 창백해지며 생을 마감하였다. 마키는 남자에게 뽑은 피를 바라보며 자신이 가지고 있던 샘플 통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황급히 자신이 마셨던 물통에 있는 물을 버리며 뽑았던 피들을 물통 안에 넣기 시작했다. 그리곤 물통에 다 옮긴 뒤 핏기가 없는 남자를 뒤로 한 채 마키는 자신의 짐을 챙겨 집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처음 해본 살인이었다. 그러나 마키에겐 오히려 재밌는 실험이라 생각이 들어 집 가는 길에 남자에게서 뽑은 피들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집에 들어선 마키는 뽑은 피들의 양이 많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다 몇 몇개는 냉장실에 넣었고 나머지 것들을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고민하며 서재에 들어간 순간, 자신의 머리색처럼 빨간 만년필이 보였다. 그리곤 마키는 행동이 빨라지면서 잉크통들에 있던 빨간 잉크들을 버리고 남자에게서 뽑은 피들을 넣기 시작했다. 그리곤 그 피가 들어가 있는 만년필을 보다, 자신의 수첩에 한 글자씩 적기 시작했다.
『7월 16일, 가족 만찬 8시.』
색이 만족하였는지 마키는 미소를 지으며 피가 응고되지 않도록 자신의 서재에 에어컨을 틀어 시원하게 해놓으며 그리곤 컴퓨터를 켜 미니 냉장고와 만년필 잉크통들을 주문했다. 마키는 주문을 다 마치곤 부엌으로 가 냉장고 문을 열어 와인을 꺼내 와인잔에 따르기 시작했다.
이것도, 피 같네.
마키는 다 따른 와인을 다시 냉장고에 넣으며 와인잔을 들곤 베란다로 걸음을 향했다. 언제서부터 인지 비가 내리고 있었고 마키는 와인을 마시며 자신이 처음 살해를 했던 남자를 떠올렸다. 처음엔 수염이 덥수룩하고 냄새가 났으며 긴 팔을 입고 벙거지 모자를 쓴 남자의 투박한 손엔 칼이 들려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남자는 손목에 골절이 왔으며 분명 두개골에 손상이 가있을 것이며 또한 남자의 피부는 처음 본 것과 달리 핏기 없는 얼굴이었다.
비가 내리니, 드라큘라가 딱 나타나기 좋은 날씨네. 거지 새끼, 드라큘라에게 피가 다 뽑혀 죽었네.
마키는 피식 웃으며 와인을 한 모금 마시곤 빗방울이 묻어난 베란다 창문을 바라보다 마키는 와인잔을 들고 자신의 서재로 들어갔고, 베란다 밖으로 천둥 번개 소리가 온 집안을 가득 메웠다.
며칠 후, 주문 했던 잉크통들과 미니 냉장고가 도착한 후 마키는 자신이 뽑았던 피들을 잉크통에 옮겨 담은 후 미니 냉장고에 하나하나 정렬하기 시작했고 그리고 자신의 만년필도 그 안에 넣은 후 미니 냉장고를 자신의 책상 아래에 두었다. 그리곤 부엌으로 발걸음을 옮겨 냉장고 안에 있던 토마토 주스들을 꺼내 다시 서재로 걸음을 옮겨 책상 아래에 있는 미니 냉장고에 넣었고, 냉장고 가득히 피들이 담긴 잉크통과 만년필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토마토 주스들이 있다는 사실에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나기 시작했다.
이거, 재밌네.
마키는 눈을 번뜩이며 자신의 서재 뒤에 있던 방을 바라보다 슬쩍 미소를 지었다. 그리곤 집 전화를 꺼내 자신의 아버지께 전화를 걸었다.
“아빠, 잘 지내셨어요?”
-나야 잘 지내지. 우리 딸은, 사람이랑 멀리 떨어져 있는 집에서 지내는건 괜찮니? 그냥 병원 근처로 집을 옮기는게 어때?
“아니에요, 여기도 차로 가면 10분이면 충분히 가는걸요. 다름이 아니라 제 서재 뒤에 있는 방을 좀 다르게 만들고 싶어서요.”
-응? 어떻게?
“실험실로 만들 수 있을까요?”
-실험실?
“네. 병원에서 하기엔 보는 눈들이 있어서 맘 편히 연구를 하지 못 하겠더라구요. 그래서 집에서라도 실험을 하고 싶은데, 해도 되나요?”
-아아, 그럼그럼. 물론이고 말고. 우리 딸이 원하는데 당연히 되지. 아빠가 내일 바로 사람 보내주마. 본가는 언제오니?
“어차피 다음 주면 가족 만찬 있잖아요, 그 때 뵈면 되죠.”
-아하하, 그렇구나. 병원 일은 할 만하니?
“아빠도 참, 가끔씩 저 잘하나 보러 오시면서 그건 왜 물으시는거에요. 할 만해요. 다른 의사 분들이랑 간호사 분들도 도와주셔서 좋구요. 그럼 이만 전화 끊을게요.”
-아, 그러려무나. 우리 딸 좋은 밤 되길 바란다.
“네, 아빠도요.”
전화를 끊은 마키의 얼굴은 굳은지 오래고 자신의 서재 바로 뒤에 있는 방을 보며 새롭게 변할 장소로 된다는 사실에 희열을 느끼며 미소를 살짝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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